배터리 업계 '보릿고개' 언제까지…"각오해야" 전문가 경고

입력 2024-04-01 15:58   수정 2024-04-01 16:21


“월별 배터리 판매량이 연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라 판매목표치 등을 기존 전망치보다 보수적으로 보고 있는 분위기.”

한 국내 배터리 셀업체 영업부서 관계자는 이렇게 전했다.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셀업체와 소재업체들이 내부적으로 올해 판매 및 실적 전망치를 연초대비 하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유럽발 배터리 케즘(대중화 직전 수요 침체)이 예상보다 깊고 길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업계는 연초에만 해도 전기차 및 배터리 수요침체가 하반기부터는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지만, 1분기가 지난 현재는 장기화될 ‘보릿고개’를 대비하는 분위기다.

양극재 소재사 관계자는 “하반기에 반등세가 있더라도 드라마틱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배터리 시장 침체가 짧고 깊지 않은 U자를 그릴 것이란 전망이, 좀 더 길고 깊은 U자를 그릴 것이란 관측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업계의 가이던스를 반영해 ‘하반기 케즘 탈출’을 관측했던 증권가는 달라진 상황을 반영해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연초(1월 1일) 추정한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매출은 40조5666억원, 영업이익은 4조1939억원이었다. 하지만 1분기가 끝난 현시점 추정 매출은 33조6836억원, 영업이익은 2조7369억원이다. 각각 17%, 34.7% 하향됐다.

같은 기간 삼성SDI의 추정 매출은 26조2763억원에서 23조8610억원으로 9.2%, 영업이익은 2조3662억원에서 1조7515억원으로 26% 하향됐다. 배터리 소재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에코프로비엠은 3개월 사이 2024년도 매출추정치가 31.5%, 영업이익추정치가 50.9% 내려갔다.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됐던 엘앤에프는 또다시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부진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게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의 지난 2월 전기차 판매는 20만4000대로 전년대비 10.9% 성장했다. 지난해 월별 전년대비 성장률이 평균적으로 약 30%를 유지했던 걸 감안하면 당초 예측치보다 부진한 성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유럽내 가장 큰 시장인 독일의 경우 2월 판매량이 -5.3%를 기록해 역성장했다. 독일과 프랑스가 보조금을 중단한 상태라 수요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확대 목표를 조정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내 전기차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였지만 현재는 44%로 16%포인트 하향했다. 예상보다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더디면서 정책 수정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경우 수요 부진과 더불어 중국 배터리 업체의 부상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고객과의 계약을 중국 배터리사가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적으로는 투자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고 공언한 배터리 업체들의 일부 전략 수정도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멈출일은 없지만 좀 더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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